브랜드에 세계관을 만들면 디자인이 쉬워질까?
세계관은 꼭 거창한 이야기여야 할까?
‘세계관이 있는 브랜드’라고 하면 캐릭터의 탄생 배경이나 복잡한 스토리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브랜드에서의 세계관은 조금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가 무엇을 보여주든, 어떤 선택을 하든 ‘이 브랜드답다’고 느끼게 만드는 기준.
그리고 이 기준은 모든 것을 똑같이 만들 때보다, 무엇을 달리해도 되는지를 정할 때 더 잘 드러납니다.
같은 쿼카에게 다른 역할을 주었습니다
P씨네 시리즈에는 쿼카라는 공통된 캐릭터가 있습니다.
하지만 P씨네 부엌에서는 헤드셋을 쓰고, P씨네 타코야끼에서는 타코야끼 가게의 사장이 됩니다.
같은 캐릭터를 그대로 반복하지 않았습니다.
각 브랜드에서 쿼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다르게 표현한 것입니다.
P씨네 부엌에서는 빠르고 친근하게 음식을 전달하는 모습을,
P씨네 타코야끼에서는 타코야끼를 만드는 가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캐릭터는 달라졌지만, 쿼카라는 공통된 존재를 통해 두 브랜드 사이의 연결은 남아 있습니다.
브랜드의 일관성은 ‘복사’가 아닙니다
브랜드가 여러 모습을 가져야 한다면 모든 것을 비슷하게 만들어야 할까요?
그렇다면 새로운 브랜드나 콘텐츠가 생길 때마다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집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똑같이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달리해도 같은 브랜드로 느껴질 수 있는가입니다.
P씨네 시리즈에서 쿼카라는 공통된 자산은 유지하면서 각 브랜드의 역할을 다르게 만든 것도 같은 방식입니다.
같아야 할 것을 정하고, 달라져도 되는 것은 열어두는 것.
그것이 브랜드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또 다른 방법입니다.
세계관이 있으면 표현의 범위가 넓어집니다
세계관이 명확하다고 해서 브랜드의 표현이 한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캐릭터가 달라져도 되고, 새로운 콘텐츠가 생겨도 되고, 새로운 그래픽이 추가되어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결과물이 똑같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결과물 사이에서 같은 브랜드의 기준이 느껴지는 것입니다.
P씨앤쿡은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바탕으로 그래픽, 콘텐츠, 사진, 디자인 가이드라인까지 함께 설계했습니다.
각 요소를 하나의 스타일로 묶은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표현이 하나의 브랜드 안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디자인이 쉬워질까?
정확히 말하면 디자인 자체가 쉬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가 조금 더 분명해집니다.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 때마다 처음부터 브랜드를 해석하는 대신,
“이 브랜드라면 무엇을 지켜야 할까?”
“어디까지 달라져도 괜찮을까?”
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세계관은 브랜드를 하나의 모습에 가두는 규칙이 아닙니다.
브랜드가 여러 모습으로 확장되더라도 같은 브랜드로 기억될 수 있게 하는 기준입니다.